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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협상이 끝나기가 무섭게  FTA후속 기사들이 연일 보도되고 있다.
그 중 나의 이목을 가장 끄는 것은 다음달 진행될 5차 협상장이 미국의 비프벨트(beef belt)에 속하는 몬태나 주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몬태나 주는 물 소비량의 97.5%가 가축의 사육에 쓰일만큼 축산업이 발달한 곳이라고 한다. 소 떼 외에는 볼 것 없는 허허벌판이라는 것이다. WTO회담에서 시애틀->칸쿤->카이로로 도망다니던 협상단의 모습이 서울->제주도-> 몬태나로 다시 재연되고 있다 . 노무현이 한심한 공안사건을 터트린 것에서도 조급함을 엿보았지만 우리의 투쟁이 협상단을 적잖이 부담스럽게 만들고 있다는 것에 기분이 좋다.


결론적으로 말하면,이번 4차 협상은 협상장 안과 밖 동시에서 난관에 부닺혀
합의수준이 진전되지 못해 당초 계획했던 연내타결은 물건너가게 되었다.
그래서 내년초 6차 협상까지 잡아놓은 상태이며, 5차 협상부터는 빅딜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국 협상단이 이번 협상에서 주력한 부분은 상품양허안부분에서 농산물, 섬유, 공산품(자동차) 등의 시장개방 폭과 그 밖에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문제, 무역구제(미국의 반덤핑 제도 개선 방안) 등을 꼽을 수 있다.
차근차근 살펴보면, 우선 농산물에 있어 한국정부가 개방예외나 관세 일부 감축 등 예외적인 적용을 받는 '기타 품목'으로 당초 284개를 제시했다가 이번 협상에서 이것을 235개로 줄였다.
제주도에서 대규모 시위대가 조직된 것도 이번 협상에서 감귤이 개방될 것이란 우려때문이었다. 미국은 축산물을 비롯해 과일,채소류 등에 전면개방을 요구한 상황이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이 농산물의 관세철폐를 협상할 수 있다고 선언한 마당에  '기타품목'이 추가로 줄어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며, 종국에는 쌀도 개방될 것으로 우려된다.
현재까지 정부는 쌀은 절대 개방안할 것이라고 호언장담하지만 5차협상부터 진행될 빅딜에 한국정부가 쌀을 이용할 가능성은 짙어보인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쌀과 미국의 섬유를 맞바꿀지 모른다고 예측한다.
한편 미국도 농산물 수출의 60% 가량규모를 개방확대했다며 생색을 냈지만 실상을 따지고 보면, 라면 등 가공식품 위주로 과일등 신선식품은 거의 없어 관세철폐 이득을 없을 것이라고 한다.


다음으로 섬유를 짚어보면, 현재 미국의 섬유,의류제품 관세가 품목에 따라 최고 28%대에 달하기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반드시 깎아내려야만 하는 과제이다. 하지만 미국은 기존의 입장에서 거의 양보를 하지 않고 있다. 양보를 했다고 하는 수준이 절대 개방안한다는 '기타품목'을 '10년이내 철폐'로 바꾼 정도이다. 여기 품목에 해당하는 물량은 한국 수출품의 절반이나 되는데도 말이다. 결국 관세를 인하하지 않겠다는 심산이고 협상 도중 한국과 미국이 틀어져서 회의장에 출석도 하지 않는 상황으로까지 치달았다.
더욱더 웃긴 것은 미국은 섬유제품에서 원산지기준을 '원사'로 삼겠다고 하고 있어 중국산이나 인도네시아산 원사를 쓰는 한국 의류 등은 한국산 대우도 못받게 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공산품에 있어서도 코미디는 계속된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공산품목 1000여개를 '3~10년 이내' 관세철폐에서 '즉시' 단계로 옮겼다면서 자신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떠들었고 이것을 받아든 김종훈은 '상당한 성과'라고 치켜세웠다. 그런데 이것을 대미 수출액 기준으로 환산하면 5% 수준에 그친다. 신발, 아동완구, 스포츠용품 등 대부분 대미 수출 규모가 크지 않은 것들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그간 4차까지의 협상 결과 공산품에서 관세를 철폐한 수준은 대미 수출의 7.6%(280억 중 29억)에 불과하다.
한편 김종훈은 현재 미국과 한국 사이에 차이가 있는 개방폭을 24%나 차지하는 자동차 부분에서 만회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미국은 역시 꿈쩍도 안하고 있다.
오히려 미국은 관세율이 2.5%에 불과한 자동차의 관세철폐이행기간을 기타(10년)으로 분류해놓고 한국측에 자동차세 변경도 아닌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개성공단은 다들 아다시피 말 한마디 꺼내보지도 못했고,
반덤핑 제도로 대변되는 무역구제 부분 역시 제자리걸음이다.  

한국이 수출하는 덤핑제품에 고액의 세금을 부과해버리는 반덤핑제는 미국의 대표적인 보호무역제도이다. 한국이 요구하는대로 반덤핑제를 수정하려면 연말까지, 미국의 반덤핑 관련 법률- 1994년 '우루과이 라운드 이행법(URAA)'에 포함된 반덤핑 관련 조항- 개정이 이루어져야만 하는데, 바로 이 이유때문에 미국협상단은 법률개정은 자신들의 몫이 아니라고 논의를 꺼리고 있다. 참고로 김종훈은 어제 라디오인터뷰에서 반덤핑제를 없애기 위해 자동차세를 양보할수 있다고 얘기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내용은 한국이 fta협상에서 주되게 힘을 쏟고 있는 것들이다. 협상내용을 조목조목 따지다보면 한미 FTA의 진정한 목적이 무역증대에 있지 않다는 것이 뚜렷해진다.
이번 협상에 한다던 '가지치기'는 오히려 엉뚱한 곳에서 진행되고 있었다. 외교통상부가 지적재산권 협상을 조속히 타결짓기 위해 법무부와 특허청의 관련 부처에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 폭로된 것이다. 이해영 교수에 의하면,  반덤핑제를 없애기 위해 의약품분야를 내주기로 했다가, 관계부처의 반대에 부닥쳤다는 말도 있다니, 그 가치지기의 피해는 결국 우리가 보게 되는 모양이다.

한미 FTA를 통해 노무현이 노리고 있는 것은 바로 외부충격을 통한 한국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에 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밝혔듯이 멕시코가 나프타 체결이후 성장하지 못한 것은  국내 구조조정을 국외 구조조정에 맞게 연동시키지 못햇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국측 대표인 커틀러도 "한국이 한미 FTA를 통한 규제완화, 시장개방으로 경쟁력을 높이려 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노무현이 바닥을 기는 지지율에도 끄덕없이 노사관계로드맵을 밀어부치고, 비정규직개악안을 꼭 성사시키려 하는 것은 신자유주의에 기반한 그의 신념이다.
한미 FTA 가 그의 신념인 것처럼 말이다. 때문에 우리는 한미 FTA반대 투쟁과 비정규직 투쟁 모두 열심으로 임해야 한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다.
총파업 승리를 기원하면서, 민주노동당은 옆에서 반FTA투쟁을 챙겨야 한다.

협상이 진전되지 못한 진정한 이유인 대중투쟁, 바로 이 대중투쟁에 힘을 쏟는 11월이 됐으면 좋겠다.
2006/11/02 12:05 2006/11/0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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