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전후로 하여 제기된 민주노동당에 종북논쟁 끝에 분당사태가 벌어지고 곧바로 치른 18대 총선이 끝이났다.
총선 전에 당의 혁신을 위한 3월2일 대의원대회에서 당의 혁신안 토론과 결의의 시점에서 종북주의가 제기되면서 분당사태를 맞았고, 직후 총선으로 돌입하게 되었다. 이제 5월이면 당직선거가 있고 대의원대회를 통해서 당혁신안 또는 제2창당안들이 논의될 것이다. 지난 3월2일에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던 혁신안과 제2창당 논의가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냉정하고도 올바르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민주노동당 종북논쟁과 분당사태에 대한 재평가와 당혁신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지난 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동당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당의 발전을 가로막은 가장 고질적이고 핵심적인 문제로 '종북주의 청산'을 들었다. 민주노동당에 종북이 있는가, 종북논란은 왜 나왔는가 다시 돌아보자.
먼저 민주노동당에 종북주의가 진짜 있었고 진짜 종북주의가 핵심 문제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고 생각한다.
설령 내가 모르는 종북을 하는 개별 당원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은 그러한 당원에 의해 이끌어지고 있지 않다.
개별 당원들 중에 북의 노선과 사상을 자신의 신념으로 삼는다하여도 이들을 종북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고 본다. 그것은 개별 당원들 중에 마르크스의 운동노선과 사상을 자신의 신념으로 삼는 자를 '종맑시즘'이라고 부르지 않는 이유와 똑같다.
종북이라는 말뜻은 비판없이 무조건 복종한다, 추종한다라는 뜻이 함축되어 있다.
민주노동당 당원들 중에 그런 무뇌아는 없다고 본다. 설령 그런 무뇌아 당원들이 있다고 하여도 당이 그러한 당원들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고 볼 수 없다. 당대의원이자 분회장으로서 당내에서는 활발하게 활동해왔던 내가 보고 느끼고 알고 있는 한 당은 소위 북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하는 그러한 활동을 중심으로 한 적이 없다고 본다.
'종북주의'를 주장하는 분들에게 묻고 싶은 것은 북이 무엇을 시켰고, 민주노동당이 북이 시킨 무엇을 어떻게 따라했는지이다. 그것을 내게 알려준다면 나는 당에 종북이 있다고 긍정할 여지가 있으나 도무지 근거를 말해주지 않으면서 종북이 있다고만 고집스럽게 주장하니, 참으로 답답할 노릇이었다.
민주노동당이 종북정당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지지를 하지 못하고 서민과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는 희망의 정치를 찾지 못하시고 서민과 노동자분들의 큰 걱정과 절망을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아래 서기록은 종북주의의 유일한 근거인 소위 '일심회 사건'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죄로 옥중에 있는 당원들을 제명하자는 안건을 부결한 유명한 3월2일 대의원대회 서기록이다. 분당을 위한 명분만들기가 아니었을까 의구심을 가져본 적도 있다. 하지만 정말 혁신안이 종북주의 청산에 있다고 생각하는 당원들이라면 탈당은 어쩔 수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민주노동당 종북논란(소위 일심회관련 당원 제명건) 및 분당사태 관련 대의원대회 서기록
그러나 내 생각에는 진짜 문제는 다른 데 있다고 생각한다.
당내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 아니다.
작은 문제가 아니라 큰 문제,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도대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근거없는 '종북주의'는 결코 아니다.
내가 너무나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이 당대회를 통해 당의 진짜 문제를 파헤치고 그것을 혁신할 수 있는 안을 토론하고 통과시킬 수 있었던 절대절명의 기회를 놓쳤다는 것이다.
민주노동당이 안고 있었던 진짜 문제는 패권주의와 자기정파의 이익관철이 우선이고 당전체를 보지 못하고 통큰 단결과 민주주의적 소통을 가로막는 행태였다. 당대의원으로서 분회장으로 지역위 운영위원 활동 등 적극적으로 당활동을 했던 당원으로서 내가 피부로 느끼고 보고 듣고 알고 있는 진짜 문제는 바로 이것이었다.
따라서 당대회에서 진짜 논의되었어야 했던 정말 중요한 것은 당내민주주의적인 소통과 의결방식 및 다수파의 패권성 및 분파주의를 견제하기 위한 장치에 대한 노의였다. 정말로 당내에서 혁신을 일으키고 썩은 곳을 도려내고자 하였다면 종북논란을 붙일 것이 아니라 패권을 견제할 수 있는 혁신적 장치를 논해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민주노동당은 18대 총선을 치렀다. 선거가 끝났으나 할 일이 많다.
국민들이 남겨준 작은 종자돈을 가지고 제대로 된 희망을 다시 한 번 만들어보라고 주문하고 있다.
곧 당직선거와 대의원대회가 다가온다.
내심 두렵다.
지난 시기 당내 패권과 자리차지를 위한 정파들이 자기반성을 못하고 혁신하지 못하고 기득권을 버리지 못하고 탈당한 자리를 냉큼 차지하는 또다른 패권정치를 어리석음을 범할까 두렵다.
당직선거와 대의원대회라는 중요한 혁신의 기회를 놓치게 될까봐 조금은 두렵다.
그래서 나는 민주노동당의 혁신을 바라는 일반당원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뿐만 아니라 기존 패권주의적 세력에 대한 견제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
다시, 희망의 정치를 만들기 위해 진보의 통큰 단결을 위해, 서민과 노동자들이 자신을 대변할 진짜 서민정당 노동자 정당이 되기 위해 평당원들의 지혜를 모으고 평당원들의 견제활동을 적극적으로 진행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