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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지난 7년여간 수배 생활을 한 2000년 당시 한총련 의장 이희철(32세)씨가 자유의 몸이 됐다. 14일자로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이다.
<민중의소리>는 14일 밤 8.15행사가 열리는 서울 중앙대 교정에서 이씨를 만났다. 수배생활이 몸에 베여서 일까. 그는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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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당시 한총련 의장으로 7년여간 수배생활을 한 이희철(32세)씨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
“공소시효가 끝났다지만 이게 곧 자유로운 생활의 시작은 아니라고 봅니다. 중압감은 더 크죠. 앞으로 현실에서 닥쳐올 문제도 많을 것이고 희망과 함께 더 큰 책임감을 느낍니다”
추석 명절 전에 수배가 떨어져 가족들 얼굴도 보지 못한 채 경찰 감시망을 피해 다녀야 했던 이씨. 올해 추석은 가족들과 함께 보낼 수 있게 됐다.
물론 수배 중에도 전남 완도에 계신 부모님과 전화통화는 할 수는 있었다. 택시를 타고 가다 내려서 전화를 한 뒤 다시 택시에 올랐고, 지하철역에서는 열차가 도착하는 소리를 확인하고서야 전화를 할 수 있었다.
“집안에 자식이 여자 다섯에 남자는 저 한명이었어요. 수배 중이라 누나, 여동생이 결혼을 한다거나 집안에 일이 있을 때 찾아가지 못하는 게 죄송스럽고 마음에 남았는데 부모님은 그런 아들에 대한 기대나 믿음이 각별하셨던 것 같습니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던 해에 한총련 의장으로 활동한 그는 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감회가 남달랐다.
“6.15공동선언이 발표되던 해에 한총련 의장이었다는 점에 긍지를 갖기도 했습니다. 많은 동지들, 대중들과의 약속은 제가 한총련 의장 자격으로 즉흥적으로 한 얘기가 아니라 제 신념에서 우러나와 했던 약속입니다. 평생 가져가야 할 문제이고 신념이고 대중과의 약속이면서 지켜야 할 책임감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어렵고 힘겨울 때 치켜세워준 동지들의 몫이 컸습니다”
그는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자주통일에 대한 청사진이 확실하게 그려질 것이고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폐 등의 요구는 실제 현실 가능성으로 다가왔다며 정세를 밝게 전망했다.
오랜 기간 학생운동에 몸담았던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전할 말은 없을까. 그는 “결심이 서면 이것저것 재지 말고 청년학생답게 대중 속에서 완강하게 실천을 하는 것이 현재 학생운동의 발전을 위해 극복해야 할 돌파구라고 본다”며 “후배들이 그렇게 살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계속된 탄압으로 역량이 약화됐지만 정세가 좋아지고 대중들의 의식도 발전하고 있어 학생운동 역시 가능성이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그만큼 각급 학생회 핵심 일꾼들의 몫이 높게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직 수배자로 남아있는 범청학련 윤기진 의장 얘기도 잊지 않았다. 1999년 한총련 의장이었던 윤 의장은 범청학련 지도부라는 이유로 공소시효가 계속 갱신되고 있어 앞으로도 15년의 공소시효가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대선을 앞두고 한총련 배후조직 사건, 일심회 사건이 터지고 팔순의 노인이 구속되는가 하면 사진작가가 잡혀가고 있습니다. 저는 자유로운 몸이 됐다지만 남은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자주통일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국가보안법 폐지, 미군철수 투쟁에 헌신적으로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는 당장 군대 문제 등 풀어야 할 일들이 놓여있지만 잠시 뒤로 미루기로 했다.
“대선과 총선이 있고 올해는 한국사회 변혁운동에서 큰 의미가 있는 갈림길입니다. 자유로운 신분인 만큼 왕성한 활동을 해야지 않겠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