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비대위에게 요구된 역할과 과제, 비대위가 건설된 배경
11월 중앙위원회에서 비례후보 선출방식 결정(1인 6표제 - 다수파가 독식할 수 있는 방식이 통과), 결정에 반발하는 이들로부터 분당-신당 이야기 시작 → 대선참패 → 지도부 전원사퇴 → 혁신해야 한다는 요구를 안고 심상정 비대위 출범 (탈당과 신당 건설 시작하여 계속 됨) → 정파 일부에서 ‘종북’이 핵심문제라고 제기 → 당대회 안건 ‘평가와 혁신안건’으로 '두 당원의 제명건'을 제출 → 이 안건이 통과되지 않을 경우 비대위 불신임으로 여길 것(분당 또는 탈당)
2. 비대위 평가 및 혁신안 중 핵심안건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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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내용> - 17대 대선의 결과는 대선 전략과 대선 운동의 실패를 넘어서 지난 민주노동당 활동과 면모에 대한 국민대중의 총체적 평가임. - 지난 4년 동안 민주노동당은 자유주의 세력과의 차별화에 실패함. - 경제적 요구에 대한 해결의지와 능력부재로 대안정당으로의 성장이 지체됨 - 형식적인 지역위원회 활동, 진보적 실험․전국적 관심 촉발을 위한 적극적 실천 등이 부재한 지방자치단체 운영 - 정책중심에 치우친 의회활동. 원내외의 통합적인 정치실천 미흡 - 구체적 실천 활동 형태로서 가두집회만능주의 등이 문제 - 국민 대중들은 민주노동당을 ‘무능력한 아마추어 당’, ‘대안 없는 운동권 정당’이라고 평가함 - 비정규 노동자를 중심에 둔 독자적 노동전략을 적극적으로 구사하지 못하고 민주노총에 과도하게 의존함으로서 정규직을 대변하는 정당으로 인식되었다 - 당의 단결을 결정적으로 훼손한 정파 패권주의, 당내민주주의 왜곡 사태가 누적됨. 이에 따라 국민들에게 당은 정파간 다툼에 몰두하는 이미지로 비쳤으며, 당 핵심활동가들 역시 민주노동당 위기의 근원을 당의 지배구조와 리더십에 대한 회의와 불만에 두고 있음 - 평화와 통일을 위한 당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몇몇 편향적 친북행위에 대해 적극적 조치를 취하지 않음으로써 부정적 의미의 ‘친북정당’의 이미지가 형성되는 빌미가 되었다. - 결국 당은 진보정당으로서 평등과 자주의 핵심 가치를 국민대중과 소통하지 못했다. |
이러한 평가에 기반, 가장 혁신할 것으로 비대위가 당 대회에 제출한 것은 아래 두 가지입니다.
㈎ 친북이미지 청산을 위한 '일심회 관련자 제명'과 '북핵에 대한 입장 정리'
㈏ 당내 민주주의와 패권정치 청산을 위한 '정파등록제 도입'과 '1인1표제 도입'입니다.
이 두 혁신안에 대한 해설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진보운동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당면한 한국사회가 제국주의 미국에 의해 자주성을 잃어버리고, 분단되었으며, 예속성에 의해 자본주의 모순이 이중, 삼중의 착취구조를 갖는다고 규정하고 자주, 민주, 통일운동을 해야 한다는 이들이 운동권 전반에 다수를 차지하고 있고, 당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한편에는 미국이 부리는 횡포는 다른 나라들과 비슷한 수준이므로 예속적이라 볼 수 없고, 주된 문제는 ‘자본주의’ 모순이며, 이미 분단되었으니 남과 북은 두 개의 독립된 나라로 볼 수 있고 따라서 통일을 꼭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전쟁위협이 높은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는 운동은 해야 한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전자는 소위 ‘자주파’로, 후자는 소위 ‘평등파’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소위 ‘자주파’는 한반도에 대한 미제국주의 횡포가 북에는 고립압살정책으로, 남에는 식민지적 예속화정책으로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고 원래 하나인 민족을 미국이 둘로 갈라놨기에 북과 연대하면서 연방통일을 지향하고 남과 북에 각각 행해지는 미국의 제국주의적 횡포에는 북은 북대로, 남은 남대로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행법상 북을 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남측 지배세력은 국가보안법으로 주되게 ‘자주파’ 운동권들을 ‘이적단체’, ‘용공분자’ 등으로 수배, 구속을 해 오고 있습니다.
진보정당 운동을 하다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선배열사들이 30, 40여년 만에 모두 무죄판결을 받은 60, 70년대의 통혁당, 인혁당 연류자들도 굳이 분류하자면 ‘자주파’운동권 인사들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수많은 조작사건을 비롯하여 이적단체로 낙인찍인 단체들도 모두 전자의 생각을 가지고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 중 가장 대표적이고 활동력이 활발한 운동하는 단체들입니다.
대선 평가에서 다른 평가혁신안을 제치고 소위 “두 명의 당원을 제명”하는 안건이 혁신의 제일 첫 번째 안건으로 제기된 것은 단순히 당헌당규 위반을 징계하는 문제가 아니라 대단히 정치적인 안건이었다는 것은 이제는 당원 모두가 아는 사실이 되었을 것입니다. 임원을 맡긴 했지만 활동 수준은 평당원 비스끄무레한 제가 이제쯤에야 알것 같으니 말입니다.
즉, 이 안건이 제기된 것은 본질에 있어서 ‘북과 연관되었다는 사람에게 당의 정보를 주었다는’ 두 당원을 제명시킴으로써 당내에서 ‘자주파’를 상징적으로 징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 동안 소위 자주파 성향을 가진 당원들이 다수였고, 그 중의 일부가 다수의 힘으로 당내에서 지도부의 자리에 있으면서 패권적이고 비민주적으로 잘못된 운영을 하였을 뿐만 아니라, 실력도 없음으로 인한 소위 일부 다른 정파의 불만이 최고조에 달했고, 대선 패배를 기회로 소위 자주파에 대한 징계와 거세가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선거 전후 시기부터 일부 정파는 ‘종북주의’라는 단어를 만들어서 소위 ‘자주파’를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종북’이라는 표현은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신조어로 소위 당내 일부 정파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사용한 표현이었습니다. 최고의 보수주의를 자처하는 조선일보도 ‘친북’이라는 말을 쓰면서 비판을 해왔었습니다. 즉, 신조어인 ‘종북’은 자주파들에게 있어서는 ‘명예훼손’ 및 ‘모욕’과도 같은 표현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뜻은 주체적인 생각과 의지가 없이 북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서 조선일보나 극우파들이 진보인사들을 ‘김정일의 이중대’를 비롯하여 진보적 활동이나 구호가 북의 주장과 비슷하다는 이유로 ‘빨갱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언론에서는 아니나 다를까, 다른 데서 나온 이야기도 아니고 당 내부에서 스스로 ‘종북주의 청산’이라는 구호를 들고 나왔기에 이에 포커스를 맞출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보수언론의 경우 대서특필을 하게 된 것이지요.
당내 일부에서 처음에 종북주의 청산이라는 구호를 들었으나 구체적으로 누가 종북주의자이고 어떤 행동이나 활동이 종북주의적인 것으로 지칭되는지 의문이 제기되자 소위 ‘일심회 사건'이 대표적이라고 하였고 그리하여 소위 '일심회 관련자 제명’을 혁신안으로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소위 일심회 사건은 당원 두 명을 포함하여 5명이 소위 ‘북과 연관이 있다는 사람'에게 '당의 정보를 주었다.'는 일에 연류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은 대법원 판결에서 “‘일심회’에 대한 실체는 없으며, 당원 두 명에 대해서는 간첩이라고 볼 수 없으나 일부 회합통신(최00 당원이 병가로 중국 간 것, 이00당원이 중국에서 유학시절 친구를 만난 일 등) 및 정보유출 등을 적용하여 6년 형”을 판결하였습니다. (판결에 대해서는 아래 별첨 자료 참고)
국가보안법이 대부분 진보인사들을 구속하고 사상과 활동의 자유를 제약하는 지배정권의 무기이고, 이번 사건도 역시 검찰은 새빨간 간첩을 만들고 일심회라는 조직사건을 만들고 싶었고, 구형 10년을 내리고 싶었겠지만, 판결은 국정원이 무리하게 국가보안법을 적용시켰다는 것을 반증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국가보안법의 존재가 지배정권의 무기이자, 진보진영을 탄압하는 도구이고, 사상의 자유와 기본권을 심각하게 제약하고 반북반공의 수호신이라는 것을 모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실제 당내에서 소위 ‘북이 시키는 대로 따라하는 정책과 활동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당이 그 동안 전진하지 못한 것이 이런 종북주의적 정책과 활동 때문이라고 단정한 결과, 두 당원 제명건이 혁신안으로 제출되었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좀 많은 무리수를 두었다고 봅니다. 당내에서 실질적으로 '종북적인' 행태가 존재했었더라면 이러한 비판이 무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실제 종북주의나 편향적 친북행위라고 말할 만한 것은 많지 않았고, 그것이 당의 발목을 잡아오고 있다고 하기에는 말끔하지 못한 부분이 많이 있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런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종북주의 청산’을 구호로 국가보안법으로 '구속된 두 당원에 대한 제명'을 혁신의 핵심과제로 삼게 되었을까요? 그것은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당내에서 ‘소위’ 자주파가 다수이고, 이들이 그 동안 주요자리를 차지하며 패권주의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고, 이에 문제의식을 가진 일부에서 “종북주의 때문이다. 청산해야 한다. 제명해야 한다.”라는 논리로 상대방을 눌러버리려 했기 때문입니다. 즉, 또 다시 패권을 패권으로 다스리려 했던 것입니다.
물론 소위 일심회사건으로 인해 우리 당의 지지율이 내려가고 대선에서 패한 것이라는 데 동의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것이 당 지지율 하락의 본질이 아니라고 하시는 분(저를 포함하여)도 있습니다.
즉, 우리 당의 이미지가 그 사건으로 인해 ‘친북적’이고 ‘간첩당’처럼 보임으로써 결과적으로 대선에 참패한 것이라면 소위 ‘일심회 사건에 연류되어 국가보안법으로 형을 살고 있는’ 대표적인 두 사람을 제명하는 것이 우리의 혁신과제로 되는 것이 옳겠지요. 그리고 그 두 사람을 제명한 이후에는 우리당이 ‘친북당’ 이미지를 벗게 된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 동안 당의 부진함이 종북과 친북때문이었다는 것으로 설명될 수 있을지는 여러분들의 솔직한 생각에 맡기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4-5년에 대한 당의 평가를 제대로 하자면 이야기가 길어집니다. 다른 것은 다 제쳐두고 당에서 다수라는 이유로 패권적인 모습을 보였고 다수의 잇점(?)을 살려 지도부에 앉았던 이들과 그 정파의 무능과 패권적 행태에 대한 정확하고 예리한 비판은 절박하게 필요했습니다. 이것은 분명 당대회에서 다뤄야할 중요한 평가와 혁신안의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비판과 혁신의 목소리는 엉뚱하게 '종북'에 초점을 맞추는 바람에 비판은 본질을 벗어나버리게 되었습니다.
본질을 벗어났을 뿐만 아니라 '이 참에 몽땅 거세해버리자.'는 무모한 공격의 양상으로 진행되어 상정된 '두 당원 제명안'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어떤 정파의 이익에도 복무하고 싶지 않은 대의원들과 그리고 제출된 안이 본질을 왜곡한 형식을 띄고 있다는 것을 느낀 대의원들에게 찬성을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우울하고도 어려운 숙제를 던져주었습니다.
위에 올린 서기록을 보시면 알겠지만, 안을 통과시키자는 발언의 기조는 ‘당이 깨지지 않기 위해서, 봉합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지만 선택을 좀 해 달라.’는 내용의 호소였습니다. 특히 통과시키자는 발언을 가장 인상깊게 하였던 박용진 전 대변인은 '비대위의 안을 보고 기겁을 하는 줄 알았다. 너무 날이 서 있는 안이었다. 하지만 당이 깨지지 않기 위해서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냐.' 라고 호소하였습니다.
당의 발전을 위해서 그 동안 당의 발목을 잡고 있던 나쁜 요소를 쳐내자는 의미의 혁신안을 토론하는 자리에서 소위 종북주의가 그 동안 당의 발목을 잡은 정말 악질적인 요소였다면, ‘종북주의란 이러이러한 것이다. 그 동안 당의 종북주의적 행태에는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것들이 수두룩하게 많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행동들이 대부분 당의 발전을 가로 막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일심회라는 사건이다. 당이 발전하려면 종북을 넘어야 한다.'라고 토론하는 것이 옳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안건통과를 호소하는 발언의 기조는 “당이 안 깨져야 하니까..” 였습니다. 물론, 그러한 기조로 더 강하게 수정안을 제출하기도 하였으나 150표로 부결되었고, 마지막 결선찬반토론과 호소 2명의 발언에는 이러한 내용이 강하게 어필되었습니다. 그만큼 '안 자주파' 또는 '비정파' 대의원들이 보기에도 이 안건 자체가 가지고 있는 무리수는 분명히 존재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이 안을 부결시켜달라는 발언의 기조는 ‘두 사람을 희생양과 속죄양으로 삼아서 당을 봉합하는 것이 진보정당이 할 짓인가, 타협을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다. 이건 타협할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이 국가보안법을 인정하는 것과 정말 관계가 없다고 양심을 걸고 얘기할 수 있는가’라는 내용이었습니다.
3. 당대회 현장 스케치, 부결 결정이 내려진 배경
비대위에서 제출한 근거자료대로 하자면, 당헌당규 위반이라는 형식적 요건을 갖추게 되고, 징계를 할 수 있는 근거로 삼을 수 있을만 했습니다.
그런데 저를 비롯하여 대의원들은 현장에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혐의를 받고 있는 두 당원은 현재 법원에서 재판 중이며, 북에 정보를 넘겨 준 것을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다는 것이며, 변호인단은 두 사람이 혐의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변호인단 의견서가 대의원들에게 제출되었고, 변호인단의 호소가 있었습니다.
비대위는 소위 ‘자주파’ 성향의 인사들이 배제된 채 꾸려졌습니다. 즉, 그 동안 당을 잘못 이끈 ‘자주파 지도부’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상대책위원회는 자주파 성향이 없는 사람들로 꾸려졌던 것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대의원들은 “비대위가 주된 혁신안을 잘못 짚었다고 하더라도 비대위에 최대한 혁신의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 웬만하면 이 안을 통과시켜주어야 한다. 안 그러면 당이 쪼개질 것”이라고 생각하며 대회장으로 임한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이들의 숫자는 둘을 봉합할 수 있는 수정안에 찬성을 한 211표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토론이 진행될수록 비대위에서 신임, 불신임으로 내 놓은 최고의 카드이니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과 자료의 신빙성이 문제제기 되고 심지어 자료를 공안검찰로부터 입수하였다고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이들을 ‘속죄양’ 만들 것인가의 물음 속에서 이 211명의 대의원들은 무척이나 난감하게 되었습니다.
이미 '안건 무조건 통과'와 '안건 무조건 부결'이라는 입장을 가진 대의원들은 어느 쪽도 과반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 211명이 어떤 선택을 하는가에 따라 통과도 될 수 있고 부결도 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대의원들은 이 안건을 통과시키면 실제 죄를 지었는지에 대한 사실관계가 명백히 증명되지 않은 두 사람을 죄인으로 하여 사회정치적 생명에 죽음을 선고하는 ‘제명’을 시킴과 동시에 당이 그 동안 당이 잘 되지 않은 핵심문제는 그 동안 당이 종북적이었기 때문이라고 공표하는 것으로 결정되고, 반대로 이 안건을 부결시키면 '혁신의 의지가 없다.'고 받아들이는 비대위와 여타 당원들이 당을 깨고 나가게 만드는 대단히 모순적인 안건을 처리하게 된 것입니다.
이 두 개의 갈림길에서 대의원들은 수없이 갈등하고 힘들어 했고, 한 나절의 토론을 거쳐 대의원들은 결국 제명을 안 시키는 쪽으로, 부결로 결정하였고 결과적으로 당은 이렇게 갈라졌습니다.
4. 정파의 문제가 아니라 독단과 비민주주의적 운영과 패권주의를 단죄해야 합니다.
이 땅의 모순을 해결하고 민중이 억압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고 생각한 사람들은 더 열심히 토론하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정견을 가지고 있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이게 됩니다. 그래서 큰 틀의 진보를 지향하면서 건강한 정파를 이루고 정파사이에 서로 토론하고 비판은 하되 최대한 힘을 모아 단결해나갈 때에만 더 나은 대안을 만들고 생각도 더 개선되어가며 지배세력을 꺾을 만큼의 진보의 큰 힘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건강한 정파적 토론과 비판이 아니라 운영에서 독선을 부리고 패권주의적인 모습을 보이면, 그것은 단결을 해치고 우리의 힘을 약화시키는 큰 병폐입니다.
소위 ‘자주파’의 일부도 패권적으로 사업하였고, ‘평등파’이 일부도 패권적으로 이 문제를 제기하고 패권적 사업작풍을 보였습니다. 자기만을 주장하고 자기만이 옳다고 독선을 부리는 사람들을 최근에는 각 정파의 ‘강경파’라고 불리고 있는데, 이들은 무조건 자기만 옳다고 하면서 다른 생각과 주장을 하는 사람들을 배척하고 있습니다. 도무지 이래서는 안 됩니다.
5. 이제 당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현재 당의 상황을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하는(대부분은 그럴 것입니다.) 당원들은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싫어서 탈당하고 있을 것입니다. 혹은 비대위에서 이 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혁신’을 거부한 것으로 보고 탈당한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노총이 중심이 되어 건설하였고, 여기에 전농과 전빈련, 한대련, 한총련, 한청과 같은 진보적 대중정당이 조직적으로 결의하여 당을 건설하고 강화해오고 있었습니다. 민주노총과 전농을 비롯하여 소위 배타적 지지단체들이 배타적 지지를 철회하고 조직적으로 결정하고 탈당선언을 한다면 당은 무너지는 것입니다. 그러나 만일 당이 현재 처한 문제는 많지만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계속 민주노동당을 지지한다면 민주노동당은 이 일을 전화위복으로 삼고 회생하고 발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이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가장 먼저는 당내에서 패권적이고 독선적인 구조를 반드시 혁신해야 합니다. 당이 중앙당이나 의원실에 의존하는 의회주의적 당이 아니라 기층 당조직(지역위원회와 분회 활동)을 가장 중심적으로 생동감있게 운영해야 합니다. 그 동안 지도부에서 활동했던 분들은 모두 내려와주시고, 백의종군하는 마음으로 가장 기층에 들어가서 밑바닥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활동하길 바랍니다.
다음으로는 실력을 키워야 합니다.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안티운동’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투쟁의 모범을 보일 땐 보이고, 실천을 중시하되 데모만 하는 당이 아니라 비전과 전망을 제시하는 당이 되어야 합니다.
만일 어느 정도의 시간을 두고도 당의 운영이나 실천이나 모든 면에서 당면한 과제를 혁신하지 못한다면 당은 해체되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총선이 끝난 직후, 가장 먼저 당을 나가서 ‘신당’을 만든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이 신당의 대표적 인물은 ‘평등파’ 중 ‘강경파’로서 소위 ‘종북주의’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내었던 세력들입니다. 그러나 당대회 직후 탈당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신당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며, 제 3당을 만들거나 아예 어떤 정당에도 가입하지 않고 방관하거나 정당 활동은 안 하고 대중운동단체에서만 활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노회찬과 심상정 등 주요 인사들의 탈당여부와 이들이 총선에 무소속이나 다른 정당을 만들어서 나올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당은 일단 천영세 직권체제로 돌아가 총선본을 꾸리고 비례대표 등을 선출하고 총선을 준비할 모양입니다. 설 지나고 일주일 사이에 여러가지 급박한 변화와 움직임이 예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