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총회를 마치고 꼭 한 달이 지났다.
이사도 하고, 허세욱 열사를 보내며 한미FTA투쟁도 가열찼고, 회원들의 경조사도 많았다.
그런데 마음 한 구석에 4월을 보내는 마음이 다소 허전하다.
허세욱님을 추모하고, 그 분의 뜻을 이어 살자고 하였지만,
뭔가 하나 나사가 빠진 듯 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봄이고, 또 혈기충천한 청춘이고.. 그리고 열사의 죽음을 계속 슬퍼하고 무거워할 수만은 없지만,
청년답게 자신의 양심이 가리키는 대로 살고 있는가..
아니면, 조금은 못 본척하고, 조금은 생활이 바쁘고 육체가 피곤하다고 나태하지 않은가...
이번 달엔 영화를 보았다. '우리학교' 그리고 어제 SBS에서 '도쿄 제2학교의 봄'을 보았다.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민족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는 재일동포 3, 4세대들을 보면서 통일과 민족분단문제에 대해서 입으로만, 머리로만 되뇌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꾸만 부끄러워졌다.
이제 곧 더운 날씨가 오면서, 615공동선언 이행을 비롯한 다양한 통일사업들이 시작될 것이다.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행사들을 준비하게 될까? 하나의 일로, 해야하는 일이니까, 매년 해왔으니까 관성적으로 대하고 있지는 않은지....나는 지금 눈을 뜨고 있지만 혹시 혼미한 잠에서 아직 깨지 못한 것인지 모른다. 봄기운에 마냥 취해있는 건 아닌지...
깨어어야겠다. 분단의 고통이 무엇인지, 분단으로 인해 지금 이득보고 있는 자는 누구인지 다시 한 번 마음을 각정해야겠다. 이 세상의 만물을 만들어내고 세상을 움직이고 있지만, 자본주의의 가장 바닥에 있는 우리들 노동자로서의 처지에 대한 인식을 잊지 않아야겠다.
당장에 나서는 투쟁이 없다고 마음을 늦출 것이 아니라, 태세를 갖추고 준비하는 기간이 되어야겠다. 6월 FTA 체결을 막을 수 있는 우리의 준비와 태세, 615를 맞아 분단현실의 비극을 알리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수립할 수 있는 태세를 말이다.
그런 마음으로 5월을 맞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