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때문인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을 무서워하고 싫어했다.
만지는 것 조차 두려운 일이었다.
덕분에 울 오마니는 다른 엄마들과는 달리 초등학교 앞 병아리를 사달라, 강아지를 사달라는 시달림을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어제였다. 나의 절친남을 간만에 만났다. 컴퓨터 부속품을 사야한다고 해서 따라갔는데, 그 옆에 작고 귀여운 것들이 꼬물꼬물 움직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손바닥 반에 반에 반만한 것들이... 아.. 이런 생명체들이 하품도 하고, 폴딱폴딱 심장을 움직이며 몸을 구부려 잠을 청하고, 꼬물거리면서 몸단장을 하고 있었다.
내 눈은 경이로움과 놀라움으로, 녀석들로부터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이것봐, 귀엽지? 귀엽지 않아..?" 하고 연신 물으며
그런데, 절친남 불쑥 하는 말 "함 길러볼래..? 너 정서 함양에 도움 되겠다."
(허뜨... 그래.. 정말 큰 맘 먹고 키워봐..?)

"이거 크면 얼마나 커져요..? 혹시 손마닥만해져요..? (아.. 상상만해도 징글..) "
"아뇨.. 그건 기니피그고.. 이건 햄스턴데요, 지금 크기보다 조금 커져요.."
(이휴.. 다행.. 근데, 이게 햄스터구나.. 음.. 어디보자, 다른 건 뭐가 있나...?)

바로 옆에 이구아나와 도마뱀 몇 마리가 움직이지도 않고 뻗뻗하게 고개를 쳐들고 서 있었다.
(우엑..)
뒷편엔 기니피그와 토끼가 있었다...
헛.. 다른 건 도저히 키울 생각이 안 났다...

"거북이 어때..?"
(음.. 시끄럽지 않고, 청소할 때 어쩔 수 없이 만져도 딱딱한 등껍질만 들어내면 되니까.. 괜찮겠는걸....)
"거북이 얼마예요..?" "만 오천원이요"
(허거덩..)
"햄스터는요..?" "삼천원이예요."
"거북이보다는 그래도 꼬물꼬물 움직이는 햄스터가 기르기에 재미날 것 같아. 가격두 저렴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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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때..? 내 햄스터와 스튜어트 리틀에 나오는 영화 주인공... 닮았지..? 귀엽지..? 스튜어트 리틀이 귀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내 햄스터를 봐도 귀엽다고 느낄거얌~~



그래서 그만 엉겁결에 세 마리가 내 손에 오게 되었다. 별걸 다 충동구매...
수컷 두 마리, 암컷 한 마리..
생각보다 무지 경제적인 녀석들이었다. 심지어 사료도 착한 가격.. 캬~ 다행~~
더욱 좋은 것은 육식을 안한다는 것이다. 육식을 하면 냄새도 나고 청소하기 힘들 것 같은데,
다행히도 해바라기 씨를 좋아하고 신선한 야채와 과일만 먹는다고 했다.
그리고 그 쪼끄만 것들이 먹어봐야 얼마나 먹겠는가.. 하하...

집에 돌아와 먹이를 약간 넣어주고, 기념 촬영을 하고 나는 잠을 청했다.
이 녀석들은 야행성이라더니 정말 밤에 꼼지락꼼지랑 계속 놀아대는 소리가 들렸다.
잠결에 녀석들이 쳇바퀴 돌리는 소리를 들었다.
그럼 낮엔 잠만 자나..? 아흑.. 언제 델꾸 놀지..?

꿈을 꿨는데, 우리 집에서 엄마가 거북이를 여러 마리 키우고 있었다.
내가 햄스터를 몇 마리 데리고 왔고, 그날 엄마가 토끼를 열 몇 마리 사 왔다.
우리 집에 애완동물을 마구마구 늘어놓고 키우는 꿈이었다. (허뜨..)

아침에 일어나보니 녀석들이 곤히 잠을 자고 있다. 밤새 놀고 지쳐서 자고 있는 듯...
내가 부스럭 부스런 움직이니 한 녀식씩 깼다.
아직은 낯설어서 그런지 자꾸 은신처로만 들어가고 얼굴을 보여주지 않았다.
어흑.. 서운해...
뭔가를 먹고 또 잔다.

녀석들이, 간간히 깨어나서 움직이는 소리만 들어도 신기하다. 캬~
아직 만지지는 못했다. 만지려면 앞으로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이름도 지어주었다. 자주/민주/통일을 따서..
짜터리/민터리/똥터리...
햄스터의 '터'를 따서 돌림자를 썼다.
더 귀여운 이름을 짓고 싶은데.. 내 빈약한 상상력의 한계는 여기까지..
ㅎㅎ 잘 커서 새끼도 낳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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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똥터리, 오른쪽이 짜터리


녀석들을 맞이한 기념으로 방청소를 했다.
한 보름 이상 손 하나도 까딱 안 해 방은 먼지와 머리카락 투성이..
역시 보름 전에 한 빨래는 아직까지 빨래대에 널려 있다.
설거지 통은 산 같이 쌓여 있고...
어흑.. 정신없는 일정들이 대략 지나가고..
사실 어제서야 간신히 정신을 차릴 수 있었던 날이었다.
이번 달엔 유난히 몰려있던 일정과 신경 쓸 일들로 하여 나도 모르게 받았던 스트레스로 하여 몸이 좀 망가져 버렸다.
제길... 주말 엠티에서 술 먹어야 하는데.. 몸이 왜 이렇게 말을 안 듣는거얌..?
총회까지 일주일 정도 남았지만, 분회모임을 빼고 대략 다른 것은 끝났고, 거의 총회만 신경 쓰면 된다. 물론 분회모임도 일 년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처음으로 운영위를 건설하여 신경쓸 일이 많지만, 총회만 하겠는가...
이런 내 정신상태에서 녀석들을 데려온 것이 부담스럽기보다는 아무리 생각해도 잘 한 것 같다.
각박한 일로부터 잠시 벗어나
먹이도 주고, 청소도 해 주면서 맘이 훨씬 여유롭고, 즐거워지고, 따뜻해질 것 같다. ^^

참, 요새 새 식구로 맞이한 식물들도 소개한다.
이 녀석 세 마리를 데려 오기 전에는 봄을 맞아 식물을 함 길러볼라고 하나씩 하나씩 모으던 중이었다.
선인장, 페페로미야, 호야, 행운목, 로즈마리...
녀석들도 죽이지 말고 곱게곱게 키워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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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3/22 18:15 2007/03/2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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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박| 2007/03/23 10:34 | PERMALINK | EDIT/DEL | REPLY
오~ 입양축하..ㅋ
근데 햄스터 암수 함께 키우면 각오해야할일이 있어...ㅎㅎ
아마 한달에 10마리씩 늘어나는 햄스터를 보게 될것이야..
하이아| 2007/03/24 12:26 | PERMALINK | EDIT/DEL | REPLY
ㅋㅋㅋㅋㅋㅋ 귀여워 ㅋㅋㅋㅋ
애들이랑 대화도 많이 해서 화목한 가정 이루길 바래~
스쟈| 2007/03/26 09:10 | PERMALINK | EDIT/DEL | REPLY
궁금하다 햄스터들!!!ㅋㅋㅋ
초절정미남| 2007/04/02 20:36 | PERMALINK | EDIT/DEL | REPLY
흠......
저두 애완동물을 키우구싶은데 멀키워야할지 무쟈 고민때리고 있답니다...쩝..
이참에 똥터리좀 키워볼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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